

연극 시차 단체 관람 후기
시놉시스
1994년 10월 2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병실. 참사 소식으로 세상이 산란한 가운데, 퇴원을 앞둔 최윤재는 병실 동기 최희영이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의 아이만이라도 남편으로부터 떼어놓고 싶다는 최희영의 말에 최윤재는 어떤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2014년 4월 5일. 지방의 어느 병원 부속 장례식장. 쪽잠에 든 장례지도사 최세민의 꿈에 낯선 얼굴의 망자가 나타나 자신을 어디에선가 꺼내달라고 애원한다. 한편, 새로 부임한 병원장에 의해 주기적으로 해오던 무연고 장례식이 중단되고, 곧 장례를 앞두고 있던 연고 없는 한 고인은 안치실에 갇히게 된다. 그런데 찬 곳에 갇힌 이 고인의 얼굴이 최세민의 눈에 어딘가 낯이 익다.
DAC Artist 배해률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동시대 크고 작은 사건들 속 타자를 향한 선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극작가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심히 저지르는 폭력과 혐오를 감각하기 위해 노력하며, 소외되었음에도 타자에게 선하려는 의지를 가진 이들의 삶에 주목한다.
〈시차>는 20년의 시차를 둔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1부는 1994년 성소수자 증오범죄의 피해자였던 최윤재가 자신과 같은 병실에 입원한 최희영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며, 2부는 2014년 지방의 장례식장에서 일하는 장례지도사 최세민이 의문의 조문객들과 조우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두 이야기 모두 사회적 참사가 일어난 구체적 시점을 배경으로 하며,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부조리한 죽음들과 관계를 맺는다. 배해률은 타인의 고통 앞에 주저하면서도 한 발짝 내딛으려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섣부르고 불완전한 선의 할지라도 어딘가에 닿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연극 시차를 보면서 느낀 점은 실제로 한국에서 일어났던 다양한 사건 사고들이 나와서, 연극을 보는 내내 관객석에서는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문제들을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보면서 잊고 있었던 사회적 이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